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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식탁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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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식탁

율리시즈

한스 울리히 그림 지음, 이수영 옮김

201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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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독일《슈피겔》논픽션 베스트셀러 1위, 세계적인 식품비평가가 고발하는 건강식품의 진실!

건강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온갖 다국적 건강식품이 눈앞에 도래한 시대
과연 우리 식탁은 그만큼 안전하고 건강해진 걸까?


바야흐로 건강이 대안 종교가 된 세상이다. 과거에는 ‘치료’의 이념 아래 환자를 돌보는 것이 핵심이던 의학 또한 이제는 건강한 사람들의 ‘건강’에 집중한다. 더 나은 삶과 더 아름다운 인간에 대한 비전을 전파한다. 아름다움, 건강, 영원한 젊음은 새로운 우상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식물성 스테롤과 합성비타민, 효모추출물, 오메가-3, 프로바이오틱 유산균…… 다국적 기업에서 생산하는 최첨단 첨가물과 건강식품, 영양제들은 그러한 새로운 세계를 약속한다.
그렇지만 건강한 섭생, 더 오래 지속되는 아름다움, 영원한 젊음을 약속하는 묘약들의 신세계에는 분명 숨겨진 위험 요소들이 있다. 세계적인 식품 비평가 한스 울리히 그림이 그 위험한 약속의 세계를 들여다보았다.

■ 우리가 알고 있는 건강 지식은 얼마나 진실한가


마트에 진열된 최신 식품이 소비자를 병들게 하고, 심지어는 생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비타민 보충제들은 때 이른 죽음을 초래하고, 심장 강화 마가린이 오히려 심장병을 촉진시킨다. 저지방 요구르트가 비만을 부르는가 하면, 심리와 생식력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비타민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아졌다. 보험회사들은 이미 건강제품을 새로운 위험군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서구식 섭생과 산업화된 생산으로 완전히 새로운 요소가 인간의 먹이사슬 안으로 들어왔다. 그로 인해 인간의 몸은 변화된 식품 성분들과 이제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물질들을 접하게 되었다. 인간은 새로운 가능성의 제물이 되었다. 세상은 더 현대적으로 변하겠지만 더 건강해질지는 미지수다.
이제껏 이러한 변화를 주목하고 여러 책을 통해 탐사 저널리스트로서 감시자 역할을 해온 저자 한스 울리히 그림은 이 책 《위험한 식탁》에서 건강식품이 우리를 어떻게 병들게 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산업적으로 생산되는 건강식품·기능성 식품의 작용 메커니즘과 소비자들을 위협하는 정교하고 치밀한 전략을 고발한다. 네슬레와 크노르, 크래프트, 켈로그, 유니레버, 다논, 바스프, 하인츠, 씨밀락, 아지노모토, 다니스코, 허벌라이프 등, 이미 우리에게도 익숙한 기업의 유명제품이 모두 그 대상으로 등장한다. 그들이 건강을 약속했던 제품들이, 반드시 하루 섭취량을 채워야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각각의 영양소들이 우리 몸에서 어떤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살펴볼 수 있다. 그 심각성은 또한 우리가 은연중에 옳다고 믿고 있는 저지방 식사, 유기농 편향, 저콜레스테롤의 유지 관리, 비타민 필요량 섭취 등의 생활 습관이 오히려 건강을 심각하게 손상시킨 사례들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된다.

유기농은 울림이 그럴듯하다. 그래서 스웨덴 가구 회사 이케아의 매력적인 레스토랑에서도 유기농 음식이 나온다. 유기농 감자샐러드와 양상추를 곁들인 유기농 소고기말이. 그러나 맛은 일반 구내식당에서 나오는 맛과 똑같다. 구내식당 음식에 들어가는 말토덱스트린, 아로마, 잔탄검, 아스코르빈산, 아질산나트륨, 글루코스 등 온갖 첨가물 때문이다.
이것이 새로운 자연식이다. 자연 어디서도 자라지 않는 첨가물들로 가득한 음식, 새로운 첨가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효모추출물이다. 효모추출물은 글루탐산나트륨 대신 사용하는 새로운 향미증진제이며 유기농 식품의 맛을 내는 성분이다. 마기든 알나투라든 라푼첼이든, 어디나 효모추출물을 사용한다. ―본문 139쪽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서 약을 복용하고, 기름진 육류와 달걀을 포기하거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새로운 기능성 식품을 먹는 사람은 가족의 평화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고,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경우에도 우울증과 공격성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단점이 있다. 심지어는 살인이나 자살을 저지를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노르웨이에서 환자 2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경우, 폭력과 자살 충동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문 231쪽

합성비타민은 유전자 결함이 없는 아이들에게도 고통을 야기할 수 있다. 미국 소아과 의사들은 8천 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멀티비타민제 복용이 알레르기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일찍 복용할수록 위험도 더 높아졌다. 그것은 합성비타민이 면역세포의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으로 설명된다. ―본문 257쪽

저지방 식사가 장기적으로 건강에 유익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중략) 장단점을 굳이 따진다면 오히려 지방이 풍부한 음식에 약간의 장점이 있었다. ―본문 220~221쪽

■ 다국적 식품 기업의 공세가 시작되다


식이요법 규정을 둔 오늘날의 건강 종교는 학술 연구 결과에 따라 ‘청정한’ 것을 정해 정확한 식사 계율을 발표한다. 거기에는 보통 저지방 식사, 표준 혈액 수치, 영양소 수치가 포함된다. 이른바 건강에 유익하다는 새로운 건강식품들, 비타민 영양제, 콜레스테롤 강하제, 철분이나 칼슘 같은 모든 첨가제는 그 기준치를 토대로 하며, 그 수치는 역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새로운 위험의 토대가 되었다. 그것을 무기로 다국적 식품 기업들은 인간의 원초적인 건강염려증을 일제히 공략하기 시작했다.
원래 영양학이라는 학문은 불필요하다. 지구상의 어떤 생물도 먹고사는 것에 관한 학문이 필요하지 않다. 독수리든 원숭이든, 벌레든 말벌이든, 영양이든 누든, 모두가 아무런 문제없이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스스로 알아서 먹고살 수 있다. 오직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만이 조언자가 필요하고 영양에 관한 학문이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올바른 영양에 대한 끝없는 걱정은 강박관념으로,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환자들은 자기 관리를 못해 병에 걸린 상황을 변명해야 하는, 건강한 사람은 병에 걸리지 않게 예방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더 건강하게 먹고살아야 한다는 지속적인 조언은 사람을 더 건강하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병들게 한다. 질병 예방과 건강한 섭생에 관한 수많은 권고 사항들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어쩌면 의학적으로 모르는 것이 아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가 되는, 지금처럼 이상한 시대를 살아가자면 영양에 관한 어떤 권고도 따르지 않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의 조언도 항상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 어떤 물질이 건강에 매우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모든 의사들이 권장했는데 나중에야 부정적인 측면이 드러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엽산이라는 비타민도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임신부 중에서 엽산을 비켜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모든 임신부에게 처방하고, 심지어는 임신 전부터 권장하기 때문이다. 모든 관련 전문가들이 엽산을 권장한다. 어떤 비타민이 어느 정도의 유명세를 얻게 되면 관련 업계에서는 그 비타민을 가능한 갖가지 제품에 열심히 첨가한다. 엽산이 그런 경우다. 엽산은 절정의 단계에 도달한 관계로 어디서나 엽산을 권장한다. ―본문 245~246쪽

전에는 귀중하게 여겨지던 지방이 갑자기 제거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막대한 돈과 노력을 들여 새로운 가치와 이상을 내세운 새로운 의식이 확산되었다. 기름을 넣지 않은 샐러드드레싱, 저지방 생치즈를 곁들인 통밀빵,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마가린이 급부상했다. 지방을 반대하는 캠페인이 일었고, 교수들과 언론, 광고를 동원해 지난 수백 년 동안 축적된 경험 지식을 완전히 무효화시켰다. 그것은 우리 몸과 경험에 반대하는 캠페인이었다.
―본문 218~219쪽

건강하게 먹고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새로운 길을 갈 것인지, 검증된 길을 갈 것인지. 새로운 길을 가려면 더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한다. 다논의 저항력 강화 요구르트 액티멜은 일반 요구르트에 비해 4배가 비싸다. 마가린도 베첼 프로액티브가 일반 마가린보다 4배나 비싸고, 버터보다는 2배가 비싸다. 마가린은 일찍이 버터의 값싼 대용품으로 만들어진 인공식품이었다. ―본문 158~159쪽

■ 광고가 곧 시장을 만든다


음식물 중에는 분명 더 건강하고 덜 건강한 것이 있다. 분명한 사실은, 자연 식품은 경작지에서 멀어질수록, 산업적으로 가공될수록 건강에 미치는 장점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전 세계 학자들은 인공적으로 만든 신제품들을 연구한다. 국가의 연구 기관들도 인공 건강식품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세계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그 분야를 감독하는 게 아니라 비타민 생산자와 다국적 식품 기업, 소프트음료 기업들과 협력해 관련 분야를 지원하는 일에만 신경 쓴다.
다국적 기업들은 그렇게 내놓은 신제품을 팔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광고가 곧 시장을 만든다. 그들은 기업의 관심사를 소비자 마음에 심기 위해 천문학적인 액수의 광고를 전 세계에 투하한다. 그렇게 강력한 광고로 무장한 새로운 합성 제품들이 얼마나 약진했는지는, 우리의 마트 진열대만 보아도 실감할 수 있다. 이제 문제는 정말로 건강에 유익하고 더 좋은 것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누가 더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 부어 더 교묘하게 대중에게 ‘○○ 결핍에 대한 불안’을 깊이 심을 수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비타민의 성공은 처음부터 계획적인 마케팅의 성공이었다. 비타민이 엄청난 규모의 사업으로 부상하는 데는 학자들과 국가 기관 후원자들의 역할이 지대했다. 처음에는 이 새로운 화학제품에 대한 수요를 확립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였다. 사람에게는 원래 그런 합성비타민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그 사실은 당연히 생산자들 자신이 그 누구보다도 잘 안다. 가령 훗날 비타민 기업으로 성장하는 호프만 라로슈가 그랬다. (중략) 라로슈는 처음에 비타민 생산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처음에는 합성비타민 C를 판매할 시장조차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 우선은 그 시장부터 만들어야 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만드는 활동을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비타민의 성공은 그런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에 비로소 가능했다. ―본문 78~79쪽

원래 마가린은 합성제품이고, 여러 화학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첨단기술 제품은 화학적 처리 과정 없이는 즐길 수 없다. 어찌 보면 그런 제품이 판매된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놀라운 점은 그런 제품이 건강에 좋은 식물성 지방이라는 이미지를 얻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본문 226~227쪽

이러한 기업과 결탁한 영양전문가들의 캠페인은 건강에는 그다지 쓸모가 없고 심지어는 건강을 해치기까지 한다. 그래서 그들의 조언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산다. 저지방 식사 캠페인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에 달한다. 정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육체적 고통을 겪는 사람도 많다. 그들은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광고의 조언을 따랐다가 정반대의 결과에 부딪힌 사람들이다.
어느덧 우리 식탁에 올릴 음식들은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풍요로워졌지만, 음식 문화의 진화를 거치면서 성취한 것들은 무시되고, 세계 곳곳에서 발달한 귀중한 음식 문화는 경시되며, 먹는 즐거움보다는 건강을 우선한 탓에 저지방과 통밀의 세계만 남게 되었다.

“모든 조언을 안심하고 흘려들어도 된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른 학자들이 나와서 지금까지 요지부동으로 통용되던 것의 정반대가 옳다는 점을 밝혀낼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 시사주간지《슈피겔》의 편집자이자 저술가인 울리히 피히트너의 말이다. ―본문 98쪽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나쁜 음식 때문에 우리의 삶을 망치고, 좋은 음식 덕분에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다. 잘 알다시피 삶은 언젠가 미래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 맛있게 먹고, 몸에 유익하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다. 바로 지금 여기서. ―본문 349쪽

전 세계 어디에나 똑같은 색채, 똑같은 향료와 화학물질, 똑같은 건강 첨가물을 넣으려는 기업들을 위한 공간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각 유력 기관과 그 핵심 멤버들의 실명이 낱낱이 공개됨으로써, 출간 당시 현지에서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 책은 해당 제품들의 공세가 우리 시장에도 진행 중인 현재를 감안한다면 비단 남의 일로만 읽을 사안이 아닐 것이다. 소비자로서 각성이 필요한 때다. 진정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식생활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 성숙하고 깨어 있는 소비자가 되기 위한 지침으로 삼아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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